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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되감아보기] 몬트리올 예수(Jésus de Montréal) Directed by Denys Arcand

 

감독 :  Denys Arcand  촬영 :  Guy Dufaux  편집 :  Isabelle Dedieu     
주연 :  Lothaire Bluteau (Daniel)  Catherine Wilkening (Mireille)
         Johanne-Marie Tremblay (Constance),    Remy Girard (Martin)
         Robert M. Lepage (Rene),    Gilles Pelletier (Fr. Leclerc)
         Yves Jacques (Richard Cardinal) 

 


現 사회에 예수가 다시 돌아오면......

비디오 가게에서 '몬트리올 예수'라는 제목만 가지고 "종교 영화겠지"라고 그냥 지나쳐 버린 비디오광이라면 땅을 치고 후회할 영화가 바로 이 영화이다.  '몬트리올 예수'는 두 개의 이야기를 가진다. 하나는 주인공인 다니엘(Lothaire Bluteau)이 이끌어 가는 연극 속 예수의 생애이며,  또 하나는 다니엘의 삶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의 이야기는 하나의 축을 가지고 진행되며, 연극 속 다니엘이 분한 예수의 삶은 다니엘의 사회적 삶 속에서 나타난다.

하지만......연극 속의 예수의 이야기는 우리가 성경책에서 접하는 예수의 삶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다. 극 중에서 예수는 동정녀 마리아의 아들이 아니라 사생아이며, 자기는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 한 인간의 아들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내세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자기 구현임을 설교한다. 이런 연극 속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서 영화는 다니엘의  현실 속에서 다니엘을 예수로 나머지 인물들을 성경의 또 다른 인물들로 만들어 내며, 이것, 저것을 비교하기 시작한다. 다니엘의 삶 속에는 막달라 마리아와 같이 창녀 같은 옷 벗는 광고 여배우도 등장하며(사실 다니엘과 이 여인은 사랑을 느낀다), 마귀와 같은 상업주의에 물든 사람들로부터 유혹을 받는다. 

그와 함께 연극을 하는 각 사람들은 예수의 제자와 같고, 연극을 본 많은 이들은 예수의 설교에 반한 민중들과 같이 다니엘을 높이 떠받든다.  하지만 현실은 예수가 살았던 그때 그 시절과도 같이 다니엘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타락한 신부로부터 극의 내용이 성경과 맞지 않는다고 탄압을 받고, 결국에는 로마 병사와 같은 경찰들과 다툼 중에 십자가에 묶인 채 죽음을 맞이한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죽음을 눈앞에 둔 다니엘은 한때 같이 연극을 했던 친구의 성공(지하철역의 광고판)을 보며, 예수가 광야에서 울부짖은 것처럼 현실 속의 자기 구현을 외치다 죽고 만다.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속에서......다니엘이 죽은 후 다니엘의 장기(腸器)들은 예수의 부활과도 같이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되어 다른 사람의 눈도 띄어주며, 죽어 가는 이도 살리게 된다. 그럼 남은 사람의 임무는?  역시 마찬가지다. 죽은 후, 예수의 죽음 후와 같이 그를 기리는 극단이 조직되고, 사람들은 그를 마음속에 기리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은 다니엘과 연극을 같이 했던 친구들에 의해 진행된다.

이 영화의 감독인 데니스 아르깡(Denys Arcand)은 단순히 이 영화를 다니엘과 예수를 비교하고,  다니엘을 예수와 동등하게 보려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사회에서 우리가 그토록 추앙하는 '예수'와도 같은 인물이 또다시 태어난다 하더라도 과연 우리는 그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 ? 진실을 진실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우리의 열린 마음이 과연 존재할까 ?지금 이 시간에도 여러분의 곁에는 또 다른 예수가 벌써 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 본 글은 대자보 12호(1999.5.24)에 발표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