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소설, 이야기.
내게 있어 재밌는 소설?
이 물음은 ‘좋아하는 작가는?’이란 물음과는 묘하게 다른 구석이 있다.
가브리엘 마르케스, 오에 겐자부로, 필립 로스, 박경리, 천명관, 박완서, 오정희, 윌리엄 포크너, 아베 코보, 살만 루슈디.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버지니아 울프, 세르반테스도 좋아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들의 소설들을 조금이나마 읽었다고 하기엔......
마쓰모토 세이초의 이야기들은 정말 재밌지만 왠지 조금 부족한듯 갈증이 났고, 최윤, 이승우 작가는 열렬한 팬이다.
앞으로 더 재밌게 읽을 소설이 있겠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재밌었던 소설 한권을 뽑으라면 ‘모비 딕’이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캐릭터에 완전히 압도되었던 소설. 캐릭터에 의해 이야기가 발전하고, 그 발전한 이야기가 다시 캐릭터와 만나 캐릭터를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소설. 이만큼 압도적인 캐릭터들을 아직은 ‘모비 딕’에서 말고는 만나본 적이 없다. 아직도 퀴퀘크 (Queequeg)는 정말 잊지 못할 캐릭터.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는 그냥 연구대상감)
다시 이런 소설을 읽을 수 있을까.
번역본은 작가정신에서 출판된 판이 제일 낫다고 한다. 나도 그 판본으로 읽었지만 요 근래 나온 문학동네판도 나쁘지 않다고 해서 다시 읽는다면 문학동네판을 읽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유명한 ‘모비 딕’의 첫 문장.
“Call me Ismael.”
#BorntoRead_HR 이란 태그로 기억에 남기고 싶은 책 정리. 얼마나 할 지, 언제 할 지, 어떻게 할 지, 얼마만큼 할 지 알 수 없지만 문득 문득 한 권씩, 한 장씩, 한 자락의 기억만큼.